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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0일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의 끝, 저의 첫 출근 날이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적응하기 바쁘고, 실수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3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도 빨리 지나가 버린 듯합니다. 그러던 날들이 지나 지금은 나름의 여유가 생긴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인생의 큰 결정을 내린 후 시험 준비에 앞서 걱정스런 부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염려는 책상에 앉아서 오랜 기간 묵묵히 공부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습니다. 다시 고등학생처럼 수험생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 때 당시 저에겐 조금은 큰 결심이 필요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공무원 시험의 메카, 노량진을 경험해보자’였습니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새벽 지하철 첫차를 타고 노량진에 가서 친구와 함께 학원을 다녔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공부 외에도, 수험생들의 분위기, 그들의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이 시험에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고 싶었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공부할 때도 그들의 치열한 모습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며, 저의 본가가 있는 대전으로 내려갔습니다. 대전에서의 하루하루는 독서실을 매일 다니면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본 심화 강의를 듣는 두 달 동안은 하루에 두 과목씩 4시간 정도를 투자하여 인터넷 강의에 집중했습니다. 밤 시간에는 오늘 하루에 들었던 과목들을 복습하면서 배운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리했습니다. 기출문제 정리를 할 때에는 문제를 미리 풀어본 후 해설을 듣는 것처럼 강의를 활용했습니다. 또한 기출문제를 한 번만 풀지 않고 틀린 문제들은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단원별로 정리된 기출문제를 풀다가도 새롭게 풀고 싶어서 연도별 기출문제를 풀면서 같은 문제도 다르게 풀어보았습니다. 기본심화 강의가 개념을 잘 정리해 주었다면 기출문제는 문제를 푸는 방법, 보는 접근 방법을 알려주어서 공무원 시험의 초점을 잘 잡아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서 회독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문제풀기를 하면서 부족한 개념이 있는 곳에 기본서를 찾아가면서 발췌회독을 하니 회독 수도 늘리고, 개념을 다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강의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하면서 점차 의존도를 줄여나갔습니다. 그러나 아예 강의를 듣지 않고 혼자 하는 경우에, 잘못된 접근법으로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아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고자 강의를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로 줄여나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시험 전 마무리 강의 또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익숙해져서 그냥 넘어갔던 개념들이나, 잊고 있었던 부분을 한 번씩 상기하고, 중요한 부분은 시험장에 가서도 잊지 않게 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했습니다. 마무리 강의가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집에서 독서실을 갈 때 강의를 들으면서 걷곤 했습니다. 또한, 공부를 할 때 본인의 성향에 따라서 과목별 실력 차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것을 토대로 전략과목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공부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전략과목은 국어와 국사였습니다. 두 과목 모두 제가 좋아하던 과목이었고, 어릴 때부터 한자를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사자성어나 한자를 외우는데 엄청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국어와 국사공부는 조금 집중력이 떨어지는 밤 시간에 하거나, 공부시간을 다른 과목들에 비해 줄여가면서, 다른 과목들에 좀 더 투자하여 결과적으로는 모든 과목이 우수한 성적을 내도록 하는 나름의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렇다고 소홀하다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시험을 위한 과목이라 생각하며 조금 더 꼼꼼한 부분까지의 암기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취약과목은 영어였고, 단어를 많이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평소 영어를 좋아했으나, 공무원 영어 시험은 생소한 단어와 문법이 나와서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수능 시험과는 또 다른 시험 형식에 적응하기 위해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고 유형을 파악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단어는 쉽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매일매일 외우고, 친구와 외운 것을 확인해보며 습관이 되도록 했습니다. 9급 선택과목들 중에 저는 행정법과 행정학을 공부했습니다. 일반 행정직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나중에 실무를 준비하면서도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했고, 행정학과를 다니면서 전공과목으로 들었기 때문에 익숙해서 선택하였습니다. 공부할 때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국가직 9급을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행정법 점수가 너무도 낮게 나와서 두 달 뒤에 있을 지방직과 서울시 시험도 무서워졌습니다. 남은 두 달 동안은 기출문제집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지방직 시험에서 크게 향상된 점수가 나왔고,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수험기간에 배운 행정법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일하는 모든 근거는 법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러므로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법이 개정되거나, 새로 만들어지면 가장먼저 알아야 하는 것도 저의 일이므로 공무원 준비기간 부터 법을 알아놓으면 나중에 합격해서 일을 할 때도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험생활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적인 생활’입니다. 평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었던 것이 공시생활 내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만큼 밤에는 집중도 잘 안되고, 쉽게 졸렸는데 그 때 밖에 나가서 찬 공기를 맡으며 책을 보기도 하고, 문제도 풀면서 졸음을 쫓으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에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하면 굳이 수면시간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여 최대 수면시간은 6시간으로 너무 수면시간을 줄이지도 않았습니다. 사람마다 바이오리듬에는 차이가 있어서 원래 야행성인 사람이 시험을 준비할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때 무리하게 아침형인간의 생활습관을 따라하려다 오히려 집중력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본인의 컨디션이 최상일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이 좋고, 본래 시험시간이 오전 10시이므로 시험을 보기 한 달 전 부터는 시험스케줄에 맞춰서 생활하면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계획적인 한 달을 위해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규칙적으로 지내고 싶어서 친구들과 잠깐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수험기간 내내 과도한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그 날 하루는 걱정 없이 놀 수 있지만 그 다음날의 컨디션까지 방해를 하면 공부리듬이 깨질 것 같아서 규칙적으로 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전, 따로 구직활동을 해 본 적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어서 면접이라는 것이 아예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하기 전에 두려움이 좀 더 컸습니다. 혼자서 준비를 하기 보다는 강의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여, 면접 특강을 들었고, 스터디를 구해서 준비했습니다. 면접스터디는 4명으로 같은 지역에 지원하신 분들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저와 같은 직렬의 지원자도 있었고, 아닌 분들도 있었습니다. 스터디 진행 방식은 기존의 면접 방식 과 최대한 비슷하도록 15분정도의 시간을 미리 만들어온 질문지를 이용한 모의면접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면접 시험장은 필기 합격에 들뜬 것 같은 분위기 이면서도 면접 질문내용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긴장감이 함께 맴돌았습니다. 미리 수험번호 별로 나누어진 조별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대기 하는 공간과 면접장이 나누어져 있었고, 면접 장 안에는 10개 남짓한 부스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우선 면접장에 들어갈 때 면접관에게 미리 작성한 평가지를 전달해드리면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은 후 타이머를 누른 후 약 15분간의 면접은 진행되었습니다. 저의 면접질문들은 평이했습니다. 지방세를 늘리기 위한 방안이나, 지방 자치 행정의 필요성, 지방 분권화에 관한 견해 등 시정과 관련된 질문들도 있었고, 최근에 읽은 책이나 경험했던 다양한 사례 질문 등 개인적인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약속이 있는데 추가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인가? 와 같은 상황형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모의면접을 하면서 한 번 씩 답해보았던 질문들이어서 무리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답 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과도하게 떠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면접 대기 할 때 옆 지원자 분께서 떠시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편안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논리정연하게 전달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인생의 일부분입니다. 죽어 있는 시간도 아니고, 준비하는 동안 내 인생이 멈춰 있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러니 이 시간동안에 내 인생을 가장 빛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합격과 불합격의 결과만으로 공시준비시절이 성공과 실패로 판가름 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떠한 결과를 가져와도,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기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어떤 부분을 바쳐 이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나 자신에게 떳떳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는 올 것입니다. 합격을 한 후 수험기간을 바라보면, 짧게 느껴지고 심지어는 아름다웠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기분 좋게 추억할 수 있는 기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오늘하루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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