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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소식

 

NEW [HR Insight]탁월한 리더는 자신의 취약성을 공개한다

  • 2024-07-31
  • 307

리더십과코칭전공 김보영 주임교수님의 칼럼이 HR Insight에 게재되었습니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증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역설적으로 리더의 취약성Vulnerability이 강조되고 있다. 리더가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모르는 것, 실수와 오류를 저지르는 것,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 모두 취약성이다. 오늘날에는 리더가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 약점이 아니라 탁월한 리더십 센스라 말한다. 리더가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의 취약성이 당연한 시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큰 환경에서, 리더는 마치 의사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직원이 처한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진료하며 해결책을 처방해준다. 하지만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리더 역시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상황에 처하곤 한다. 이때 리더는 새로운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창의적 대안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개별 구성원들의 다양한 관점을 통해 발휘되는 집단 창의성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조직에서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아니다. 이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발언 행동에 내포된 비용과 위험 요소 때문이다. 업무와 관련된 우려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건설적인 관점에서 창의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발언 행동은 업무나 조직을 돕고자 하는 동기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머릿속의 의견이 실제 발언 행동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인지적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인지적 측면에서 구성원들은 발언의 유익성을 판단한다. 자신의 의견이 유용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부족하면 의견을 말했다가 오히려 정보나 지식이 부족하다는 무시를 당할 것을 염려해 발언을 꺼리게 된다. 둘째, 구성원들은 사회적 측면에서 발언의 안전성을 판단한다. 발언은 기존 방식이나 업무에 익숙한 동료들에게 반발을 살 위험이 있는 도전적 행동이다. 자신의 의견이 유용할 것으로 판단해도 동료들의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위험을 인지한다면 구성원들은 발언보다 침묵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기에 조직에서 다른 의견을 말해도 비판받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쿠바 미사일 위기와 챌린저호 폭발 등 복잡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과업을 수행할 때,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역사적으로 목도했다. 과업과 관련된 의사결정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지속성을 위한 생존의 문제다.


취약성 공개가 자연스러운 조직문화 만들기  

팀 학습 연구의 대가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에이미 에드먼Amy Edmonson 교수는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하는데 리더가 막중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는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통해 조직에서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시그널을 직원들에게 보낸다.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먼저 공개하면 직원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공개해도 안전하며, 조직에서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에 불안을 느낀다.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면 직원들의 신뢰를 잃게 되고, 리더로서의 권위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신뢰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중요한 메커니즘이 상호성Reciprocity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기-공개 이론Self-disclosure theory에 의하면 자신의 민감한 정보를 타인과 공유해 취약성을 표현하는 것은 타인의 자신에 대한 신뢰를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동시에 타인에 대한 자신의 신뢰를 증진시켜 상호 신뢰 관계가 형성된다.


리더의 취약성 자기-공개의 효과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취약성을 드러내야 할까? 텍사스 대학교의 콘스탄티노스 쿠티파리스Constantinos Coutifaris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Adam Grant 교수는 지난 2022년, 팀장이 리더로서 개발해야 할 자신의 약점, 상사에게 받은 비판과 평가 피드백 등을 팀원들에게 말하고 공유하는 것이 팀 내 심리적 안전감 형성을 증진시킨다는 것을 서베이, 실험, 인터뷰 등 다각적 접근법 연구로 검증했다. 


이렇듯 리더의 자기 공개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공감하도록 만들어 '나의 취약성'을 드러내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점차 리더에게 의견을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게 된다.  


실제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취약성을 공개하는 리더들이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캐롤린 애버슨Carolyn Averson은 메타의 마케팅 부사장 시절, 상사에게 받은 자신의 성과 피드백을 팀원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는 인튜이트Intuit CEO를 역임할 때, 자신의 다면평가 결과를 이사회, 임원,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볼 수 있도록 사무실 벽에 붙여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두 교수진의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비교를 했는데, 리더가 구성원에게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심리적 안전감 형성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리더가 구성원에게 자신의 리더십이나 성과에 대한 조언이나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겸손하고 개방적인 태도다. 그런데 막상 직원이 피드백을 주었을 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피드백을 수용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이 경우, 실망한 구성원들의 입을 닫게 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처럼 리더가 취약성을 공개하는 것은 직원과의 공감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리더로서 자신이 극복해야 할 점에 대해 직원들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취약성 공개가 자연스러운 팀 문화를 만드는 좋은 시작점이 된다. 물론 리더가 자신의 피드백을 직원들에게 공유하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리더의 자기-공개가 진실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리더의 성숙한 자기 인식과 성찰, 변화에 대한 강력한 실행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 김보영 교수님은 국민대학교 MBA에서 리더십과코칭 전공 주임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리더십, 코칭, 그리고 조직문화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인사조직학회의 상임이사 및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 Cohn, J., & Ragan, U.S. (2020). Why CEOs should model vulnerability. Harvard Business Review.

2) Cortifaris, C. G. V., & Grant, A. (2022). Taking your team behind the curtain: The effects of leader feedback-sharing and feedback-seeking on team 

psychological safety. Organization Science. 33(4), 1574-1598.

3) Kelly, A.E., & Mckillop, K. J.(1996). Consequences of revealing personal secrets. Psychological Bulletin, 120(3). 450-465.

4) Kramer, M., Allyn, B. J., Blight, J. G., & Welch, D. A. (1990). Remembering the Cuban missile crisis: Should we swallow oral history? International Security, 

15(1), 212-218. 

5) Mulvey, P. W., Veiga, J. F., & Elsass, P. M., (1996). When teammates raise a white flag. Academy Management Perspectives, 10(1), 40-49


※ 관련기사 : https://www.hrinsight.co.kr/view/view.asp?in_cate=112&bi_pidx=36930 (HR Insight,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