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시작된 첨단분야

▲ 2024 CO-SHOW에서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대형 투명 디스플레이에 CO-SHOW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혁신융합대학사업(이하 COSS)으로 ‘융합형 가상캠퍼스’라는 개념이 대학에 자리잡았다. 전국 100개가 넘는 대학이 참여하여 차세대 통신부터 미래 자동차, 반도체, 인공지능, 첨단 바이오, 빅데이터 등 총 18개의 첨단 분야의 전문과정을 운영하는 이 사업은 각 대학에 분산된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개별 학교의 자원만으로는 연구와 산업 현장의 급속한 발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여기에 수도권과 지방 학교가 거의 같은 비율로 컨소시엄을 이뤄 고등교육의 지역 격차를 해소한다는 목표가 더해졌다.

운영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COSS는 18개 분야에서 고르게 미래의 연구 산업 생태계를 책임질 인재를 배출하며 괄목할 성과를 냈다. 올해부터는 COSS의 수준 높은 교육과 그 성과를 국민 모두와 공유하고자 CO-SHOW 행사를 개최한다. CO-SHOW는 단지 교육의 성과를 일방향적으로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정에 참여한 교직원과 학생이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일반 국민 관람객과 소통하는 무대로 기획됐다. 18개 컨소시엄이 모두 모여 29개의 수준 높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8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17개의 경진대회가 열린 첫 CO-SHOW는 기성 기업의 박람회 못지 않게 높은 수준을 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5천여 명의 방문객 중 92%가 재방문 의사를 밝혔을 만큼 알차게 진행된 3일간의 ‘첨단 교육 콘서트’ 현장을 빛낸 차세대통신사업단(NCCOSS)의 주역들을 함께 살펴본다.

미리 가 본 차세대 통신 기술의 모든 것, ‘NC 시네마’에서 관람한다

▲ NCCOSS에서 준비한 'NC 시네마'

이번 CO-SHOW의 NCCOSS 섹션은 다른 사업단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었다. 운영한 지 4년이 되어 많은 인력을 양성한 1기 사업단에 비해 2023년부터 운영된 NCCOSS의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작은 규모를 살려 컴팩트한 구성으로 여느 곳보다 알차게 꾸몄다.

NCCOSS 섹션의 테마는 ‘NC 시네마’, 첨단 통신기술의 다양한 혜택을 마치 영화를 관람하듯 흥미롭게 보여준다는 콘셉트였다. NC 시네마에는 총 6개의 상영관과 1개의 행사장, 1개의 특별체험관과 함께 이들을 모두 둘러싼 부대시설로 이루어졌다. NC 시네마에 입장한 관람객은 입구에서 티켓을 받고 각 상영관과 체험관, 부대시설을 둘러보며 스탬프를 받은 후 출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영화나 시설에 한 표를 던지고 나선다. 특별체험관을 제외한 6개의 상영관과 1개의 행사장, 부대시설을 꾸민 8개 팀은 저마다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하여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학교와 장학재단의 경진대회와 다학제간캡스톤디자인 수상팀으로, 개발부터 실제 투자까지 이루어지는 신사업 아이템을 완성도 높게 선보였다.

▲ NC 시네마의 가운데 부분을 차지한 6개 참가팀의 '상영관'

특별체험관-음파 통신 응원 앱

NC 시네마의 유일한 비경쟁 체험공간인 ‘특별체험관’에서는 음파 통신 응원 앱을 관람할 수 있다.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주파수의 음파를 이용하여 스피커로 통신할 수 있게 한 앱이다. 통신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파를 떠올린다. 다른 신호에 비해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대역폭이 넓고 디지털 신호 제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론상 전파와 같은 파동인 소리로도 디지털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4~6명이 한번에 앉을 수 있는 작은 특별관 두 개에서 관람객은 음파를 이용하여 영상이나 조명을 제어하는 것을 체험했다. 소리를 이용하면 복잡한 송신기 없이 스피커만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으므로 다양한 시설에 쉽게 적용 가능하다. 콘서트에서 응원봉을 특정한 패턴으로 동기화하거나 무대 조명과 연동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체험을 준비한 서울시립대의 김재혁 학생은 “예전에 서울 동대문구청이나 미디어 전시회에서 시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때는 텍스트만 지원됐는데 지금은 더 업그레이드되어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약간의 개량만 더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부대시설-첫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바운디의 마임하임

▲ 입구를 지나자마자 마임하임을 시연하는 스마트폰을 대여할 수 있다(위). '부대시설'의 첫 코너인 커피전문점 섹션에서 마임하임의 작동방식을 설명하는 바운디 팀원(아래). 

자주 찾는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쿠폰이나 행사상품을 확인할 때, 강의실 앞에서 출입증을 꺼낼 때, 편의점에서 포인트를 적립할 때, 폰을 꺼내서 전용 앱을 여느라 허둥댄 적이 한 번은 있을 것이다. 통합 월렛 같은 서비스가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용 앱을 쓰는 곳이 많다 보니 이용하는 곳이 많아질수록 폰 서랍에 쌓이는 앱도 늘어난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아 한참을 스크롤해야 보이는 수많은 앱, 필요할 때 알아서 켜질 수는 없을까?

이러한 불편함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마임하임이다. 마임하임은 학부생이 참여하는 창업 경연인 ‘다학제간 캡스톤 디자인’의 우승을 차지한 앱이다. 마임하임 앱에 장소에 따라 사용해야 할 앱을 등록하면 해당 장소에 진입했을 때 자동으로 등록된 앱을 실행한다. 예컨대 강의실 앞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학교 출입증 앱을 실행하고, 커피전문점에 가면 해당 매장의 전용 앱을 실행하는 식이다. 마임하임을 개발한 바운디 팀은 NC 시네마의 부대시설을 담당했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마임하임이 설치된 시연용 폰을 받아 이동하면 NC 시네마 전체를 둘러싸고 꾸민 커피전문점, 강의실, 골프연습장, 편입점 구간에 진입할 때마다 자동으로 앱이 실행되는 것을 볼 있다.

바운디 팀의 팀장인 국민대학교의 김예림 학생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시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대회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데 중점을 두고 참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생각보다 좋게 봐주시는 분이 많았다. 실제 창업을 준비중인지, 상용화됐는지, 특허는 냈는지, 지금 폰에 설치해서 사용 가능한지 여쭤보시는 분도 많았을 정도”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바운디 팀은 다학제간 캡스톤 디자인 수상자 자격으로 오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 CES에 참여한다. 마임하임을 더 다듬고 보완하여 CES의 부스에서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시연할 예정이다.

▲ 3일차 전문가 심사에서 마임하임에 대해 설명하는 팀장 김예림씨 

#제1관-두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I.D.P.

거대한 화학공장이나 수처리시설을 보면 그런 궁금증이 들 때가 있다. 저렇게 복잡하게 얽힌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 어떻게 찾을까?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당연히 배관에 문제가 있는 동안은 전체 설비가 멈춰야 하니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더 좋은 것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래 징후를 발견해서 대처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 문제가 생길 줄 알고 그 많은 배관을 일일이 들여다보고 있을까?

여기서 활약하는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배관의 연결부분처럼 취약한 부분마다 이상이 없는지 24시간 확인하는 센서를 달아놓는다면? 그리고 이 센서를 통신으로 관제실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면? 이 아이디어를 실현한 것이 I.D.P.팀의 스마트 배관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배관에 통신 가능한 센서를 장착하여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한 것으로, 기존의 플랜트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게 했다.

팀장인 울산과학대의 이창형 학생은 “기업 대상 제품이라 일반인 관람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에 노력을 기울였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이창형 학생 개인으로서는 1학년을 마치고 휴학하면서 플랜트 현장에서 일하던 중 떠올린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라 애착이 컸다고 한다. 개발 과정에서 공장의 시스템과 연동하도록 코딩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는 I.D.P. 팀은 현재 울산 지역 플랜트와 협력하며 내년 상반기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 I.D.P. 팀이 출품한 배관 모니터링 시스템의 모형(왼쪽)과 심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팀장 이창형 씨(오른쪽)

#제2관-세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비전메시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가장 답답할 때가 아플 때다. 엄살이 유난스러워서 조금만 아파도 금방 알아챌 수 있는 동물도 종종 있지만, 많은 반려동물이 아프더라도 사람 입장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눈치채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예 아파도 내색하지 않고 꾹 참는 녀석들도 있어서 간단한 병을 크게 키우는 일도 적지 않다.

반려동물이 아플 때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람처럼 피곤하다 싶으면 간질환을 의심해서 진찰받아보고, 눈이 뻑뻑하다 싶으면 안과를 찾아 안질환이 있는지 확인해볼 수는 없을까? 비전메시 팀의 ‘펫아이’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고자 개발한 서비스다. 바이탈 센서를 하네스에 통합하여 반려동물의 바이탈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앱과 연동했다. 심박과 체온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반려견의 활동을 분석하여 현재 이상 징후가 있는지 알려준다. 징후가 두드러질 경우에는 의심 가능한 질환을 보여주며 인근 동물병원을 안내하기도 한다.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다학제간 캡스톤 디자인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개발에 참여한 울산과학대의 최승우 학생은 “관람객들이 기능적인 부분에 관심을 두실 줄 알았는데 비용과 같은 정보를 더 많이 여쭤보셨다”며 “아무래도 반려견과 관련된 서비스다 보니 관심을 많이 보이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팀장인 울산과학대의 박지원 학생은 반려견의 바이탈 정보와 활동량 분석한 결과값을 의학적으로 타당하게 설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며 “노력한 만큼 긍정적으로 보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 비전메시 팀의 펫아이 홍보영상(왼쪽)과 앱의 작동방식을 설명하는 팀장 박지원 씨(오른쪽)

#제3관-네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양자택일

최근 구글이 양자컴퓨터의 연산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의 슈퍼컴퓨터라면 우주의 나이만큼 지나도 풀지 못할 문제를 단 5분만에 해결했다는 것이다. 분명 놀라운 성과이긴 한데, 비전공자로서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양자’라는 말이 들어가면 일단 어렵게 보이기 때문이다. 양자통신도 마찬가지다. 양자컴퓨터가 사용되면 소인수분해에 기반한 기존의 보안체계로는 더 이상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데, 이에 대비하는 기술이 양자통신, 정확히는 양자암호통신이다. 그런데 이 대단한 기술이 무엇인지 설명을 들어도 쉽게 감을 잡기 어렵다. 과연 현실에서 가능하기나 한 걸까?

양자택일 팀은 이를 실제로 가능하게 했을뿐 아니라 기존의 통신망에 쉽게 적용하는 방안까지 설계해서 내놓았다. 국민대학교 수학과가 주축이 된 양자택일 팀은 통신사와 협력해서 기존 이동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하는 장치를 선보였다. 기존의 양자암호통신 장비는 무겁고 커서 다양한 시스템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예컨대 드론을 운용할 때 조종 신호가 교란되거나 가로채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암호화해야 하지만 장비가 너무 커서 양자암호를 드론과의 통신에 사용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양자택일 팀은 양자키를 생성하는 영역과 관리하는 영역을 분리하여 소형 장비로 키 관리만 함으로써 다양한 곳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양자택일팀의 국민대학교 김찬혁 학생은 “일반인 대상의 행사는 이번이 처음인데, 아무래도 양자기술이다 보니 많이 어려워하셨다”면서도 “어려운 설명도 귀담아 들으시고 이해하려 해 주셔서 감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히려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더 공부가 됐다는 양자택일팀은 이동통신사화 협력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타진할 예정이다.

▲ 양자택일팀의 양자암호장비를 적용한 통신시스템 시연장면(왼쪽)과 전문가 심사위원에게 설명중인 팀장 김찬혁 씨(오른쪽)

#제4관-다섯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스마트글래스

생생한 현장감을 제공하는 ‘XR’ 기능은 크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로 구분된다. 가상현실은 오큘러스처럼 시야를 완전히 가리는 헤드기어를 쓰고 소형 액정에 시연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액정에 투사된 정보가 시각을 완전히 지배하기에 착용자는 ‘가상’의 세계를 경험한다. 반면 증강현실은 시야가 그대로 개방된 채, 부가적인 정보를 현실 세계에 덧입히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말 그대로 현실의 정보를 증강해준다는 개념이다. 정보를 몇 년 전만 해도 가상현실 장비보다 증강현실 장비의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실의 정보를 보강하는 만큼 일상과 업무에서 활용성이 더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장비를 저렴하게 소형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 증강현실은 생각보다 활발하게 이용되지 않는다.

아직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술에 머무른 증강현실을 스마트글래스팀은 시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기술로 만들었다. 생성인공지능과 결합하는 방식이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글래스를 쓰고 사물을 보면, 시야에 잡히는 대상을 스마트글래스가 분석하고 말로 착용자에게 설명해주는 식이다. 대화 기능도 추가하여 착용자가 스마트글래스에게 현재 보이는 것을 물어보거나 사진을 남겨달라고 지시할 수도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로서 스마트글래스는 그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직 개발중이라 시연이 순조롭지는 않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행사장의 소음이 크다 보니 스마트글래스와 대화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개발에 참여한 한국항공대의 하종수 학생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은데도 뜻깊고 신기한 기술이라며 많은 분이 격려해주셨다”며 “향후 사용자가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UX를 더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스마트글래스의 프로토타입 모델(왼쪽)과 스마트글래스 시연을 돕는 팀장 하준수 씨(오른쪽)

#제5관-여섯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어나더레벨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미디어 장르 중 하나가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전쟁이든, 좀비사태든, 기후변화든 기존의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멸망하여 붕괴된 이후의 상황을 다룬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에서 늘 묘사되는 것이 도시의 몰락이다. 수많은 영화와 소설, 게임에서 견고한 시스템과 관리할 사람이 없으면 도시가 얼마나 빨리 그 기능을 잃는지, 편리하던 시설들이 오히려 콘크리트 정글로서 사람들을 위협하는지 보여준다.

이는 극적인 과장이 아니다. 도시를 유지하는 데는 실제로 무척이나 많은 손이 간다. 당장 길거리에 흔한 맨홀만 해도, 사람이 매번 점검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파손되어 위험한 함정을 남기기 십상이다. 어나더레벨 팀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이 일을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놓았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수많은 맨홀을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파손 상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어나더레벨팀은 기존의 영상 분석 인공지능을 개선하고 여러 맨홀 정보를 학습시켜서 드론을 이용하여 손쉽게 맨홀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개발을 진행한 전남대학교의 임성규 학생은 “기술의 성격상 체험할만한 것도 없고 일상과의 접점이 많지 않은데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며 “실생활에 정말 유용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주신 분도 있어 뿌듯한 시간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개발을 진행하면서 학부 수준에서는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없어 대학원 수준의 자료를 많이 살펴봤다는 어나더레벨팀은 시각정보 분석 인공지능을 더 고도화하여 처리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 어나더레벨의 맨홀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명하는 팀장 김찬영 씨(왼쪽)와 모니터링 시스템 모형(오른쪽)

#제6관-일곱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ATOO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면 사진을 합성하거나 가공하는 키오스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티커 사진기 같은 기계 앞에서 자세를 잡으면 박물관의 테마를 배경으로 관람객 사진을 합성해주거나 특정한 화풍으로 사진을 가공해주는 식이다. 생성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이런 기술은 이제 그리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흔해졌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관심을 끌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신기술의 숙명이기도 하다.

ATOO 팀은 여기에 재미와 가치를 부여했다. 간단한 성격테스트를 통한 설문과 이미지 가공 인공지능을 결합한 것이다. 설문 결과에 따라 알맞은 화가를 연결해주고 이들의 화풍에 맞게 관람객의 사진을 가공해주는 것이다. 맞춤형 화풍을 제안하는 데 더해 관람객의 스마트폰과 간편하게 연동되게 하여 가공한 사진을 바로 스마트폰의 앨범으로 공유할 수 있어 편의성도 대폭 높였다.

팀장인 서울시립대의 이해나 학생은 “스테이블 디퓨전을 사용하는 앱의 특성상 고성능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이를 분산컴퓨팅으로 보완하여 관람객이 실시간으로 가공된 사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도전적인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시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ATOO팀은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뜨거워서 많이 놀랐다. SNS를 통해 바로 공유하시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많이 느꼈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분산컴퓨팅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관람객으로부터 소중한 조언을 얻은 점이 큰 수확이었다고 한다.

▲ 관람객의 사진을 다양한 스타일로 가공한 결과를 시연하는 김시은 씨(왼쪽)과 사진 가공 시스템의 통신 방식과 네트워크 구성을 설명하는 팀장 이해나 씨(오른쪽) 

#행사장-여덟 번째 경진대회 참가자, 드로롱

NC 시네마의 입구에는 울타리로 둘러싸여 행사장처럼 꾸민 무대가 있었다. 여기에서 존재감을 뽐낸 드론 한 대는 조금 특별하다. 별도의 조종장치 없이도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의 대중화’를 표방한 드론이기 때문이다.

촬영부터 재난 모니터링, 배송, 전쟁까지 수많은 분야에서 드론이 널리 이용되지만 여전히 드론의 접근성은 다소 높은 편이다. 전용 조종장치를 통해 3차원 공간에서 입체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터라 적지 않은 숙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드론 조종이 전문 기술로 여겨지기도 할 정도다. 드로롱 팀은 복잡한 조종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만으로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드론이 비행하는 현실 공간이 라이다 장치를 통해 조종 앱에 그대로 매핑되어 마치 게임에서 캐릭터를 마우스로 조작하듯, 두 번 탭하는 것만으로 특정 위치로 이동할 수도 있게 구현했다. 드론에는 근접센서도 장착하여 이동 과정에서 알아서 장애물을 피하게 할 수도 있다.

현장에서 직접 드론을 조종할 수 있게 하여 큰 호응을 얻은 드로롱 팀은 “관람객이 흥미롭게 보아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 아직 개발중이라 사용자 데이터가 필요한 만큼, 관람객의 반응이 좋은 참고가 되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팀을 이끈 국민대학교의 김태원 학생은 “드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화성을 탐사할 때 우리가 만든 드론이 활약하는 것이 목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 드로롱의 드론을 직접 시연하는 관람객(왼쪽)과 드론의 상세 사양과 전망을 소개하는 팀장 김태원 씨(오른쪽)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3일간의 콘서트

CO-SHOW의 마지막 날인 3일차에는 각계 전문가들의 심사가 진행됐다. 각 팀의 학생들이 심사위원에게 사업 아이템을 설명하고 사업화 가능성과 시장에서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날 심사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사가 창업을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특히 개발이 상당히 진척되어 바로 사업화 단계에 진입 가능한 팀이 많아 인상적이었다며 일부 팀은 직접적으로 투자나 지원을 연계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NCCOSS의 박준성 단장은 “학생들이 진지하게 경쟁에 임해 놀랄만큼 수준 높은 결과물을 선보였던 것 같다”며 “이러한 선의의 경쟁이 혁신융합교육의 성과 중 하나”라는 의견을 전했다.

3일간 진행된 행사는 COSS 사업의 정부측 담당자인 최은서 교육부 사무관의 격려와 함께 막을 내렸다. 8개 경진대회 참가팀의 최종 우승은 마임하임을 선보인 바운디 팀이 차지했다. 첫 행사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CO-SHOW, 다음 순서에서는 어떤 참신한 체험과 아이디어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 3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뮤지컬 공연과 함께 한 CO-SHOW 폐막식

▲ 관람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 경진대회 수상팀(왼쪽)과 COSS의 마스코트 앞에서 마지막 기념촬영을 남기는 NCCOSS 컨소시엄 5개 학교의 학생들(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