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arUP! 2024년 11월 - 롯데건설 박정규 수석님 인터뷰
건설 현장에서 기계설비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박정규 수석님과의 인터뷰
박정규 수석님은 다년간 건설 현장에서 기계설비 분야를 선도하며 프로젝트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오셨습니다. 잠실 제2 롯데월드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설비와 지속 가능한 환경 기술을 깊이 있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박정규 수석님이 말하는 기계설비에서 기계공학도의 역할과 비전을 들어보았습니다.
Q. 건축 및 다른 공정과의 협업에서 기계설비 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건축물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건축, 구조, 기계, 전기, 통신, 소방 등 여러 전문 공정들간의 사례 및 시공 중 수없이 많은 협력과 조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 중에서 기계설비는 인체와 비교하면 심장과 혈관 역할과 유사하며, 건축물에 생명력을 넣어주는 에너지의 공급과 순환, 쾌적한 공조환경 조성, 위생 설비 등 건축물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기계설비팀은 기계 장비 배치 및 설비 배관, 덕트 설치를 위한 공간 검토, 냉각탑, 고가수조 등 중량물의 안전한 배치를 위한 구조 검토, 기계설비 운영을 위한 기계 장비들에 공급되는 필요 전력 공급 여부 검토, 상수도, 도시가스, 지역난방 공급 등 주변 인프라 검토 등 타공들과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사전에 협의와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공 중에 발생되는 건축과 설비 시스템과의 간섭 발생시 서로 간의 의견 조율과 기술 검토를 통해 최적의 해결 방안을 모색합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중요한 사항인 공사 기간 준수를 위해 타 공정들 간의 공정 회의를 통해 공사가 중단되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공정 관리도 진행합니다.
Q. 최근 건설 현장에서 스마트 설비나 IoT, AI 같은 혁신 기술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데, 기계설비 분야에서는 이런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건설현장 특성상 Iot, AI가 다른 산업처럼 빠르게 적용되지는 못했지만, 차츰 기계설비 분야에도 조금씩 기존과는 다른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설계 분에야서는 BIM을 통해 3D 모델링을 함으로써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공상의 간섭 사항을 체크할 수 있게 되었고, 공사비 검토를 위한 물량 적산, 공사기간 검토를 통한 공정관리까지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시공 중에는 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에너지 절감과 에너지 효울 최적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자동제어, 원격검침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으며,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기계실에서 운전되고 있는 각종 장비들의 원격 제어 및 감시, 진단 등도 가능해 졌습니다.
Q.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건설산업에서도 지속 가능한 환경 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기계설비 분야에서는 이런 환경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탄소중립, ESG경영, RE100 등 지속적인 환경 이슈에 대응하여 건설 현장에도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건축물이 아닌,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절약 건축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건축물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고효율의 기계 장비 적용,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고효율 단열재 적용, 동력 절감을 위한 인버터제어 시스템 등이 적용되고 있으며, 지열에너지, 태양광에너지,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도 적용하여 건축물에서 자체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기도 합니다. 또한 현장에 투입되는 건설 자재들도 친환경 자재나 폐기 시 재활용이 가능한 건설 자재 적용 등이 확대하고 있습니다.
Q. 건설 현장에서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계설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건설현장에는 수많은 근로자들이 투입되고 있으며, 자재가 반입 되면 현장 내 가공 과정을 통해 최종 위치에 설치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OSC 공법이 설비분야에도 확대되어 현장에서는 이미 외부 공장에서 가공된 기계설비 시스템만 반입한 후 원하는 위치에 설치만 함으로써 공사 수행을 완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OSC공법은 공사기간 단축과 건설 폐기물 감소, 안전사고 발생 최소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으므로 현장 확대 적용을 통해 기계설비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더욱 높일 수 있으며, 기계설비 시스템의 OSC공법으로는 PFP 공법, 욕실 모듈러 배관시스템, 기계 장비류 패키지 시스템 등 다양한 공법들이 있습니다.
Q. 최근 몇 년간 건설 산업이나 기계설비 분야에서 눈에 띄게 변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수석님께서 보시는 향후 트렌드와 비전이 궁금합니다.
최근 건설사에서는 붕괴사고, 하자발생, 안전사고 등 사회적으로 많은 지탄과 비난이 있었습니다. 그에 따른 국민들의 건설회사에 대한 불신을 줄이고 믿음 줄 수 있도록, 건설현장에 안전한 시공과 품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거주공간에서 우리가 숨시는 공기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짐에 따라 환기설비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공기 순환 목적으로 설치되는 환기설비는 이제는 공기 정화와 살균까지 하여 실내 공기의 청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부터는 민간 건축물에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ZEB 인증이 의무화 됨으로서 에너지절약 기계설비 시스템들의 보급과 발전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거라 생각됩니다.
Q. 건설 프로젝트에서 기계설비인이 담당하는 주요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요?
기계공학 전공자에게 특히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건설현장에서 기계설비 담당자는 건축물의 용도에 맞게 거주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공기조화 설비와 안전한 위생설비 시스템을 구축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냉동기, 냉각탑, 보일러 등의 기계 장비부터 여기서 생산된 열원 및 위생 용수를 건물에 공급하는 배관 및 덕트 설비 시스템을 함께 시공하고 관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계설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유체의 이송, 열전달, 냉난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이는 기계공학도의 필수 영역인 열역학과 유체역학 등이 기본이 되기에 기계설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Q. 기계설비 엔지니어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으로 기계설비 신기술, 신공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기계설비 전시회나 기술 세미나 등을 통해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객관적인 검토를 진행해야 합니다. 기계설비 특성상 누수 사고나 냉난방 불량 등의 하자가 발생될 경우 타 공종보다 재산상 피해가 크고 민원이 심하기 때문에 기계설비 시공법과 자재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신공법이나 신자재를 적용할 경우에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하고 여러 검증단계를 거친 후 시스템을 선정하는 기술력과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Q. 건설회사 취업 시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일반기계기사는 건설보다 제조나 생산 쪽에 가깝기 때문에 건축설비기사나 소방설비기사, 공조냉동기계기사를 따는 것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앞서 말한 세 가지 자격증을 보유한 경우 채용 우대사항에 해당됩니다.
Q. 수석님께서 건설산업, 특히 기계설비 분야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365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건설현장의 모습과 무에서 유를 새롭게 창조하는 건설회사만의 매력에 건설회사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면서 지루하지 않는 직장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취업 전 대학 생활동안 공조냉동기사, 소방설비기사 등도 취득하면서 건설회사 입사를 위해 준비를 해왔기에 원하던 직업을 이룬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맡아오신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며, 그 프로젝트가 수석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현장은 잠실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 현장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높이의 건축물을 준공하는데 있어서 힘든 일도 많았고, 중도에 포기하고 현장을 떠난 직월들도 많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종 준공때까지 프로젝트에 완수했기에 더욱 자부심도 큰 것 같습니다. 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저에게는 아무리 어렵고 힘든 현장일 지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Q. 건설산업 기계설비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세상에 편한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며, 건설회사의 기계설비 업무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요즘 직업으로 선호하는 IT, 반도체, 자동차 회사에 비해 건설회사는 조금 뒤로 밀리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마다 달라진 업무 환경을 좋아하고, 역동적인 근무 환경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면 꼭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건설회사의 기계설비는 충분히 매력이 있고 후회하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됩니다.
국민대 자동차기계공학부를 졸업하신 박정규 수석님은 자신의 전문 지식을 현장에 녹여내며 후배들에게도 도전과 열정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술과 협업을 통해 건설 산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배님의 이야기가 기계설비 분야를 꿈꾸는 이들에게 큰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