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기자의 관심] 알고리즘이 나눈 세상: 초개인화 시대의 다양성과 분열
- 2024-08-22
[기자의 관심] 알고리즘이 나눈 세상: 초개인화 시대의 다양성과 분열 추천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편향 속 사회의 분열 유튜브로 영상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넷플릭스로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삶엔 추천 알고리즘이 알게 모르게 침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추천 알고리즘이 일상을 지배하는 초개인화 시대이다. 추천 알고리즘이란 사용자 정보나 콘텐츠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술로, 삶의 곳곳에서 개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맞춤 정장처럼 꼭 맞게 추천해 준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내 평소 스타일에 맞는 옷을 추천해 주고, 음악이나 영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내가 좋아할 만한 음악과 영화를 찰떡같이 골라주며, 심지어 뉴스까지도 내 관심사에 맞춰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 덕분에 우리는 획일화된 취향의 시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과 다양성이 반영된 세상을 경험할 수 있지만, 과연 이것이 긍정적인 효과만 있을까? 초개인화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정보의 벽: 필터링된 세상 추천 알고리즘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취향을 탐색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튜브 담당 임원인 닐 모한은 2019년 3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추천 알고리즘 도입 덕분에 유튜브 사용자들의 총시청 시간이 20배 이상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기존 관심사 밖의 새로운 정보나 다른 관점에 대한 노출 기회를 줄이게 된다. 추천 알고리즘이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을 어렵게 하는 정보의 벽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과거 매스 미디어의 시대에는 누구나 같은 정보를 접했기에 세상의 다양한 의견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내 입맛에 맞게 필터링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정보에 노출될 경험이 줄어들어 시야는 좁아지고 편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는 극단적인 개인 의견이나 증오심 표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다양성의 시대 속 공감 부족 초개인화 시대의 도래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추천 알고리즘이 만들어 낸 정보의 벽으로 인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저하되었다. 원인은 확증 편향 때문이다. 확증 편향은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추천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더욱 심화하였다. 확증 편향이란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는 증거는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만, 자신의 견해를 반박하는 증거는 찾으려 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에서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확증 편향을 선정할 만큼 현재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키워드이다. 확증 편향으로 정보의 편식이 심해지며 사회 양극화와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정치, 종교, 성별, 나이 등 수많은 다양성이 서로 충돌하며 벌어지는 갈등과 혐오 표현에서 드러난다. 인터넷상 갈등의 범람이 현실 사회로 넘칠까 걱정되는 시대이다. 수용성 인간이 되기 위해선 초개인화 시대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 추천 알고리즘이 만든 정보의 벽을 벗어나고자 노력해야만 한다. 타인의 의견과 가치관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며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추천 알고리즘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며 여러 관점에 노출되는 것이 편향을 막을 방법이다. 내 의견과 충돌하더라도 상대의 입장에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내 의견과 일치하는 정보이더라도 그 진위와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여 생각해 보는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삶을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하게 해 주는 도구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 알고리즘을 도구로써 현명하게 활용하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초개인화 시대 속에서 나타난 수많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 기자 박민혜(23) BizOn Online Newsletter Vol.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