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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브리핑에 실린 공업디자인학과의 김철수 교수님의 글입니다. 희망한국 2006 특별기획 '서비스산업이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지식기반 서비스와 관련한 다양한 부문에 대한 글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김철수 교수님은 이들중 디자인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문화산업시대 상품 가치 디자인이 결정한다 [희망한국 2006 특별기획 '서비스산업이 경쟁력'] ⑨ 디자인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 활성화와 서비스산업 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서비스산업은 내수 진작과 고용측면에서 효과가 큰 성장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교육·보육 등 사회서비스업은 이해관계가 얽혀 아직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제조업과의 연계성이 큰 회계·금융·컨설팅 등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은 정책지원 미비로 아직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떠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 그리고 업종별 성장 가능성과 과제, 해결방안 등을 19회에 걸쳐 모색해 본다. 얼마 전 영국의 유력 디자인 잡지인 ‘아이콘(ICON)’에 한국디자인과 관련해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인계 이슈 20개를 선정했는데 그 중 ‘South Korea’가 포함된 것이다. 선정 이유로 기업의 디자인 투자가 괄목할 만큼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 주도의 디자인 정책이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디자인은 제품 구매 결정적 요인 과거 산업시대에는 디자인의 역할이 산업의 보조자 즉, 산업활동에서 파생되는 디자인 활동에 국한해 이해됐었다. 하지만 다가올 문화산업시대는 인간의 감성을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상품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디자인은 인간 감성의 만족수치 극대화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또 현대 사회에서의 디자인은 제품 구매의 결정적 요인으로 대두돼 전자 상거래를 통한 상품 선택에서도 디자인의 의존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산업 기술의 보편화로 인해 제품 간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고,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성향, 그리고 디자인과 브랜드가 우수할 경우 소비 지출을 아끼지 않는 감성적 소비행태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세계 2위 디자인 인력대국 우리나라의 디자인 인력은 매년 대학 및 관련 교육기관에서 3만6000여 명이 배출되는 명실상부한 세계 2위의 디자인 인력 대국이다. 그러나 이들 인력의 대부분이 특성화가 이뤄지지 않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인력수급의 왜곡상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은 한국 산업디자인이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교육 내용도 이에 맞춰져 왔고, 현재에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디자인 인력의 부족으로 새로운 디자인 개발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중소기업의 56%가 아직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에 의존하고 있고 디자인 인력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이 60%에 이른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투자를 꺼리는 기업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디자인 인프라의 사회적 확대 필요 다가올 문화산업시대에는 한국인의 감성과 전통문화를 접목한 한국적 디자인을 창출해 냄으로써 디자인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가올 문화산업시대에는 한국인의 감성과 전통문화를 접목한 한국적 디자인을 창출해 냄으로써 디자인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디자인은 정보와 인간, 기술과 시장의 인프라들이 유기적으로 보완 결합되는 독특한 영역으로 양적으로 성장한 한국의 산업디자인을 질적으로 높일 인프라 조성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아, 디자인 인프라의 확대가 필요하다. 미국이나 일본 및 유럽의 선진국들은 디자인의 저변확대를 위해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전문 인력 양성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그 동안 꾸준한 시책을 펼쳐왔다. 2003년 디자인 산업발전 전략을 발표한 이래 1997년 80여 개에 불과하던 디자인 전문회사가 8년 만에 1100여 개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국가·지역 통합형 디자인 체계를 마련해 지역디자인 혁신기반을 구축하고, 국가 환경·공공시설 전반에도 디자인 개념을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디자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통해 디자인의 사업화를 활성화하는 한편, 디자인 지향적 산업기반의 구축을 골자로 하는 2006년 이후의 디자인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적 디자인 정체성 확립이 과제 이제 한국의 디자인은 양적 팽창에서 질적 팽창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세계시장에서 디자인 분야의 우위를 확보하고, 풍부한 디자인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디자인 산업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제품에 한정했던 디자인개선 사업을 환경·공공시설 전반으로 확대해 디자인 개념을 확산시킨 정책은 디자인이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시책으로 평가된다.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제고를 위해서도 우리의 산업디자인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의한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을 중심으로 한 특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여기에는 한국인의 감성과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적 디자인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해 세계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좋은 자산으로 더욱 연구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김철수 국민대 교수 (charles@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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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회사, 볼턴 어소시에이츠 _BOLTON ASSOCIATES 볼튼 어소시에이츠의 사무실 내부_볼턴 어소시에이츠는 런던이 자랑하는 유명한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을 비롯한 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뱅크사이드에 있다. 2층짜리 건물 전체를 쓰지만 외부에 간판이 없어서 찾는 데 약간 애를 먹었다. 이 회사 입구에 들어서면 이런 문구가 눈에 띈다. “열심히 일하고, 다른이들에게 잘해줘라!” 그런데 이 회사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사이먼 볼턴이 딱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건장한 체구에 매우 활기 차 보였으며 열정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은 리더다운 모습이었다. 볼튼 어소시에이츠의 디자이너들. 왼쪽부터 이언 페리스 디렉터, 사이먼 볼턴 디렉터, 스티븐 커크 디렉터, 김영윤, 롭 톰슨 시니어 디자이너, 루이스 뢰케 볼턴 어소시에이츠에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차세대 디자이너로 선정한 김영윤씨가 근무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디자인 전문회사인 디자인 모올(대표 조영길)과 업무 협약을 맺어 한국 중소기업의 프로젝트를 함게 하기도 했다. 한국을 열두번이나 방문했고, 그래서 김치와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는 사이먼 볼턴을 업무 스타일도 한국적이다. 밤늦게까지 야근도 많이 하고 직원들에게 그렇게 시킨다고 한다. 그는 술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더욱 친근해 보였다. 원형의 기억라디오.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학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로 라디오의 원형에 대한 기억을 컨셉트로 디자인했다. 라디오 전면을 다양한 시대의 라디오 모양으로 바꿀 수 있어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볼턴 어소시에이츠는 아시아 시장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디자인 업무의 90%가 해외 기업을 위한 것인데, 점점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사이먼 볼턴은 아시아 기업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리서치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원래 영국 디자이너들은 리서치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지만, 문화가 다른 아시아 국가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니 더욱 그 필요성을 절감한 것. 그는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정당성(validate)"”적절(relevance)"“이성(reason)"이라는 단어를 자주 강조한다. 이는 합리성과 논리에 뿌리를 둔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영국 디자이너들의 몸에 밴 자세인 듯했다. ”디자인 혁신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고 그것을 위해 리서치가 중요하다는 것. 볼턴 어소시에이츠는 최근 늘어나는 아시아 일을 처리하기 위해 다문화 디자인팀 (multi-cultural design team)을 만들어 지역 리서치를 강화했다. 첫번째 사진_리가 워키토키로 한국의 중소기업 리가사의 미아 방지용 워키토키로, 하나는 아이가 손목에 차고 하나는 엄마가 집에서 사용하면서 아이와 통화할 수 있는 제품이다. 새로운 상품의 비주얼 언어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한국의 디자인 전문회사 디자인모올과 공동작업. 두번째 사진_드림프리 디지털 뇌파 유도기로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을 높이는 두뇌 기능 촉진제로 새로운 개념의 상품.무게를 줄이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하는데 주력했다. 물론 리서치는 누구나 한다. 하지만 그 리서치 결과를 어떻게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뽑아내는가가 진짜 실력인데, 볼튼은 그 일에 자신감을 피력한다. 디자인 혁신에 대해 사이먼 볼턴은 이렇게 정의한다. “디자인 혁신은 사용자의 필요나 문화적 트렌드, 기술의 변화와 같은 다양한 요소와의 관계에서 정확히 자리 잡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혁신적인 디자인을 어떻게 뽑아낼 수 있는가 ? 그의 대답은 단순하다. “열정을 가지고 그 일을 사랑하라.”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한 볼턴 어소시에이츠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이먼 볼턴 이외에 경험이 풍부한 디자이너 이언 페리스(Ian Ferris)와 스티븐 커크(Stephen) Kirk)가 디렉터로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주요 클라이언트로는 터퍼웨어, 러버메이드(미국),파나소닉, 산요, 오키(일본), LG, Atec, TRS(한국),후와이(Huwai), 라이프즈토어(LifeZtore)(중국),샘소나이트,BT,노키아,모토로라(유럽)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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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0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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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부터 올해3월까지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갱신하며 여전히 많은 화제를 낳고있는 영화 .. 관객수, 짜임새있는 구성, 주연배우들의 열연, 여러가지 볼거리 등의 화제 외에 출연자들의 의상 또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이 영화의 의상을 담당했었던 심현섭(의상디자인학과 졸)씨의 인터뷰랍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왕의 남자 의상디자이너 심현섭씨 1. 영화속 캐릭터별 의상들도 많았었고 단역조차도 의상들의 표현이 세심했었는데요, 주인공인 장생, 공길, 왕의 의상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해서 작업을 하셨나요? _저희 ‘왕의 남자’ 극중에서 장생과 공길 그리고 연산의 삼각구도가 제가 의상 디자인을 하는데 가장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장생, 공길과 연산의 신분적 차이는 물론 각 인물들의 캐릭터에 가장 세심한 초점을 맞췄던 것 같네요. 우선 장생은 공길의 남자로서의 남성성을 표현코자 내츄럴 톤을 기본으로 하여 전체적으로 단단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였구요, 공길은 남자이면서도 장생의 여자 혹은 연산의 여자로서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뭐 예를 들어 장생의 팔과 다리를 꽁꽁 졸라 묶는 방법으로 표현하였다면 공길은 폭넓은 통바지를 이용하여 언뜻 보면 치마를 입은 듯한 모습을 표현하여 좀 더 여성스럽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에 반해 극중 연산은 왕으로서의 권위뿐만 아니라 광기어린 심리적 모습을 표현코자 고증 색인 홍색을 사용치 않고 블루 톤의 전체자수를 장식하였습니다. 2. 사극이였지만 그 당시를 그대로 나타낸 의상이 아닌 색다르게 표현된 부분도 있었는데 (예를들어 왕의 의상이 그 시대 의상보다 훨씬 더 화려했었던 부분들이요..) 자료는 어떻게 구하고 옛날에 충실할것이냐 영화의 표현에 맞출것이냐에서 그 정도를 어떤식으로 조절하셨나요? _특별히 색다르거나 보다 화려하게 표현됐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는 않구요, 전체적인 영화의상의 톤은 조선전기 그러니까 임진왜란 전 시대에 맞는 저채도 저명도의 색감, 톤 조절을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왕의 의상을 비롯하여 몇몇 의상의 색감이나 문양의 변환은 영화의 어떤 캐릭터를 창조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상징화시킨 부분입니다. 3. 왕의 의상의 경우 꼼꼼한 자수와 화려한 색감들을 보면 거의 수제작 아닌가요? 정말 어려웠을 것 같은데 의상 제작 방법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나요? _수제작의 개념이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를 비롯한 저희 의상 디자인팀이 디자인 작업을 완료한 후 저희 팀에 제작팀이 함께 있어 보다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수는 수자수가 아닙니다.) 4.작업을 하시면서 어려웠었던 점이 있었다면요? _워낙 다양한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진행해야 했으므로 의상의 완성도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5.영화에서 캐릭터의 표현으로써 의상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_각 영화마다 의상의 역할 관계는 조금씩 틀린 것 같습니다. 이번 ‘왕의 남자’처럼 사극이라는 장르에서는 그래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겠죠. 구체적인 비중도는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6.어떻게 영화 의상을 제작하는 일을 하게 되셨나요? 학창시절에 혹은 어떤시기에 계기가 있었는지.. _처음은 연극 의상을 먼저 시작했구요, 그러던 중 아르바이트로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특수의상을 도와주게 되면서 우연찮게 시작하였습니다. 참, 그리고 처음 연극의상을 하게 된 계기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조형대 연극반에서 잠깐 연극공연을 하면서부터 미래에 대한 어렴풋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7.앞으로 어떤 스타일의 작업을 원하시는지,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일이 있으시다면 조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_저 같은 무대의상 전문디자이너는 어떤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저의 스타일이 아닐런지요. 그리고 진행준비중인 작품은 있긴 하지만 아직 계약이 안 된 관계로 밝히기가 좀 힘들 것 같네요. 나중에 영화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알 것 같네요. 8.마지막으로 미래에 이러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은 학생들도 분명 우리학교에 있을것이고 예비 대학생들 중에서도 있을텐데 그러한 학생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_10년 정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아직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일이 저에게는 가장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직업이라고 할까 무대의상이라는 것은 항상 새로운 상상이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새롭습니다. 그게 매력아닐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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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0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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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0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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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굴 생활’ 꿈꾸는 거리의 디자이너 윤호섭 교수는 쉬지 않고 ‘그린 디자인’을 생산한다. 특히 티셔츠에 녹색 그림을 많이 그리는데, 그는 그 티셔츠들을 ‘움직이는 (환경) 광고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앞으로는 하루하루 수없이 많은 물건이 다가온다.그 중에는 볼펜이나 그릇처럼 한동안 두고 쓰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회용 컵이나 신문지처럼 순식간에 제구실을 다하고 쓰레기통으로 사라진다. 윤호섭 교수(63·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는 사라지는 그 폐품들을 아낀다.때문에 보는 족족 가방에 담거나 자신의 연구실로 소중히 들고 온다.매일매일 그것들을 들여다보며 그는 상상을 나래를 펼친다.‘저것이 더 커지면?’ ‘저것이 더 많아지면?’ ‘저것을 화성 표면에 갖다 놓으면?’ ‘저것이 다른 것과 어울리면?’ ‘저것에 초록색을 칠하면?’ ‘저것을 공중에 띄우면?’ ‘저것을 뒤집으면?’ ‘저것에 불을 붙이면?’ 하고. 시간이 지나면 엉뚱한 상상은 발랄한 결과물을 낳는다.먹고 버린 어묵 꼬챙이는 모여서 의자가 되고, 수천 개의 낙엽과 커피믹스 봉지는 향긋한 방석이 되고, 쓰고 난 ‘유리창 봉투’는 작은 액자가 되고, 철 지난 현수막은 손가방이 되는 식이다.어찌 보면 어린아이 놀이처럼 유치하기 짝이 없는 작업이다.실제 그는 유치원 아이처럼 놀면서 작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그 덕에 삶이 재미있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기발한 작품’들이 요즘 서울 대학로 ‘국민대 제로원 디자인센터’에 나와 있다.4월2일까지 열리는 ‘윤호섭이 만드는 하루하루의 녹색 메시지’전에 출품된 것이다.전시장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유해 물질로 전락하기 직전의 허섭스레기들을 모아놓은 탓인지, 약간 어수선한 느낌이다.그러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면 산만함은 정겨움으로 바뀐다.버려진 듯 놓인 작은 물건 하나하나에 얽혀 있는 애틋한 사연 때문이다.윤교수는 관람객 곁에 서서 그 사연을 자연·환경·생태계 같은 단어를 섞어가며 들려준다. 일본인과의 만남으로 인생 항로 바뀌어 2000년부터 그는 ‘행동하는 환경 디자이너’로 불려왔다.학교에서, 거리에서, 사이버 세상에서 잔잔하지만 호소력 있는 ‘환경 메시지’를 전파해온 것이다.서울 인사동에서 펼치는 ‘환경 티셔츠 퍼포먼스’도 뜻깊은 작업 중의 하나이다.거리에서 흰 티셔츠에 고래나 황새 따위를 그려 주면서 지구 생태계의 위험한 오늘을 고발하는 그의 모습은 ‘행동하는 양심’ 그 자체이다. 언젠가는 버려지는 신문에 고래와 새와 사람을 그려 넣는 퍼포먼스도 했다.수만 부의 신문이 곧바로 폐기되는 야만적인 행위를 붓으로 고발한 것이다.요즘 그는 고래·황새·꼬리치레도롱뇽 같은 희귀·멸종 동물을 복원하고 보호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구를 걷는 환경 운동가’ 콜먼 씨 부부가 그의 전시장을 찾았다 일상에서도 그는 친환경적이다.몇 년 전에 자동차와 냉장고를 없앴고, 바지나 셔츠를 두세 장만 두고 모두 처분했다.특히 바지는 겨울용 한 장, 여름용 두 장만 있을 뿐이다.어떻게 바지 한 장으로 긴긴 겨울을 날까 싶었다.“다행히 빨리 마르는 옷감이어서, 잠자기 전에 빨아놓으면 아침에는 입을 수 있다”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열혈 환경 운동가지만, 10여 년 전에는 그도 환경과 아무 관련이 없는 디자인학과 교수일 뿐이었다.그를 뒤바꿔 놓은 것은 일본인 학생이었다.1991년, 그는 설악산에서 열린 세계잼버리대회 엠블럼과 포스터를 제작한 뒤 사인회를 열었다.그 자리에서 일본의 유년 대원 미야시다 마사요시 군을 만났다.소년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찾아냈는가?’ ‘엠블럼 그리는 데 얼마나 걸렸는가?’ 등을 물었다. 이후 미야시다와 그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수시로 일본에 들러 그는 환경 운동가로 변신한 마야시다로부터 환경 운동에 대해 배웠다.“그와의 만남을 통해 나 자신이 얼마나 환경에 무지했는지 깨달았다”라고 그는 돌이켰다.1990년대 말부터 그는 삶의 화두를 ‘환경’으로 정했다.그때부터 모든 폐품이 새롭게 다가왔고, 그것들을 껴안았다.강단에서는 예쁘고 세련된 이미지의 디자인을 벗어던지고 그린(친환경) 디자인을 제시했다.조형대학장 시절에는 아예 ‘그린 디자인전’을 열어 학내외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윤호섭이 만드는 하루하루의 녹색 메시지’전은 그가 10년 넘게 실천해온 ‘녹색 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이다.2월 마지막 날, 그곳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지구를 걷는 환경 운동가 폴 콜먼(50·영국)이 나타난 것이다.콜먼은 1990년부터 38개국 4만3천km를 걸으며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온 환경 운동가. 그는 윤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연신 ‘환상적이다’라고 감탄했다.특히 티셔츠에 자연 소재로 고래나 황새 등을 그리는 것을 두고 “지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상적이고 감동적인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로원 디자인센터에는 일반인의 발길이 뜸하다.그런데도 윤교수의 얼굴은 환했다.무엇이 소중한지 아는 사람은 꼭 찾아온다는 믿음 때문이다.그의 꿈은 소박하다.대학을 정년퇴직하고 굴을 파고 생활하거나, 몽골 천막 게르에서 생활하는 것이다.지금보다 더 적게 쓰고, 더 적게 먹겠다는 것이다. 빈 깡통이나 톱밥 등을 모아 만든 방석(오른쪽)들은 앉기에 좀 불편하지만, 지구 생태계를 생각하게 만든다.그는 폐품들을 교묘하게, 절묘하게 이용한다. 아래 왼쪽은 우표를 통해 세계를 호령하는 인간들에 의해 희귀 동물이 줄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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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0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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